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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예술공간 영주맨션 기획초대전

<두 개의 방> 김경화 개인전

_ 2020년 11월 22일 - 12월 20일

모든 개별 작업은 언제나 이전, 이후 작업과 끊어지기도, 연결되기도 합니다. 작업과 작업 사이에는 늘 방향전환의 분기점이 있으면 서 동시에 연결 지점이 함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한 작가의 작업 세계 안에서 보다 긴밀하게 묶이는 작업들을 모아 묶음으로 구분해 볼 수 있습니다.

기획 <경첩의 축>은 한 작가의 작업 세계 안에서 작업의 특성이 눈에 띄게 달라지는 전환점에 주목하고, 그 전후의 작업군이 어떻게 왜 분절되고 연결되는지를 내용적/형식적으로 탐구한 결과를 보여주는 프로젝트입니다. 본 기획에서는 두 가지 개념이 비유로 사용 됩니다. 서로 다른 면을 유연하게 연결하는 ‘경첩’은 전반적인 탐구 과정을 비유하는 개념입니다. 그리고 활동이나 회전의 중심을 일 컫는 개념인 ‘축’은 탐구를 전개하는 방법론을 비유합니다.

‘축’은 두 가지 의미를 함축합니다. 첫 번째로는 경첩이 회전하는 방향, 즉 작업의 전환점의 방향성을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그런 의 미에서 분기점 전후 작업군을 각각 x, y축으로 생각해볼 수 있겠습니다. 두 번째로는 3차원에서의 좌표 지점을 구할 때에 기준이 되 는 x, y, z축을 관리인 1, 2, 3의 견해로 상정하여, 서로 다른 시점에서 작업의 방향전환을 어떤 식으로 바라보고 이야기할 수 있는지 종합하고, 그 지점들의 교집합과 여집합을 통해 보다 정교하며 동시에 확장적인 논의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작가의 전반적인 작업 세계 내에서 작업 묶음과 분기점을 설정하고, 몇차례의 미팅을 통해 작업에 관한 세부적인 이야기를 들을 뒤 각 관리인들이 x, y, z축에 해당하는 글을 생산하고, 분기점 전후를 보여줄 수 있는 작업들을 글과 함께 제시하는 방식으로 전시가 이루어집니다.

작가노트


“두 개의 방이 있다. 누군가의 일상이자 사적인 공간이었던 두 개의 방이 있다.
누군가 심고, 키우고 가꾸며 일상을 보냈을 이 공간에서 나는 불새처럼 날아오른 이와 침묵 속에 잠긴 이들을 떠올린다. 분단과 이념의 굴레 속에 고향을 떠나온 이들이 모여든 이곳 영주동 산복도로, 그리고 이유도 모른 채 속절없이 희생된 수많은 사람들의 아픈 역사가 잠들어 있는 곳이다.
이들을 위로라도 하듯, 거북이를 닮았다는 구봉산 너른 품에 안긴 이곳에 잠시 머무를 기회를 얻었다. 근래 진행하고 있는 민화에 재봉질을 더한 작업은 일상적인 재료와 방식의 하나로 선택되었으며, 폐골판지에 채색하는 방식 역시 비슷한 의도이다. 어쩌면 특별할 것 전혀 없는 오늘 하루는 우리가 힘겹게 살아낼 시간이지만, 누군가에겐 지극히 살고 싶은 하루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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