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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공간 영주맨션 공간개관전

<Reframe : 다시 구성하다>​

_ 2018년 4월 15일 - 5월 13일

세상에 존재하는 여러 가지 이야기들은 각자 다른 고유의 크기를 갖습니다. 그 범주의 크기에 따라 흔히 미시사와 거시사라고 이름을 붙이기도 합니다. 흔히, 미시에서 시작해서 거시로 이어지는 일련의 긴 흐름을 모두 포괄하는 작품이 좋은 작품이라 말합니다. 하지만 어쩐지 미시사들은 거대담론으로 이어지기 위한 발판 정도로만 여겨지거나 별 가치 없는 이야기로 여겨지곤 합니다.
하지만 예술은 이미 존재하는 맥락의 흐름들이 탈각시킨 것들을 다시 돌아보고 그러모아 새로운 무언가를 보여주고, 나아가 새로운 맥락을 다시 제시하는 것에 그 역할을 두어 왔습니다. 사회 전반적 문제나 정치적 이슈 등으로 직접적으로 매끈하게 접속되지 않고, 열심히 설명하지만 어딘가 어눌하게 말과 맥락이 어긋나는, 해일이 오는데도 조개를 줍기 위해 허리를 굽히는 개인적인 이야기들을 응원합니다. 예술공간 영주맨션은 솔직한 미시사/개인사들이 진지하고 묵직한 거대서사에 눌려 누락되지 않고 보존될 수 있는, 그리고 궁극적으로 기존 맥락에 편입되지 않는 새로운 맥락의 시발점으로 작용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합니다.


예술공간 영주맨션은 오래된 아파트를 개조하여 만든 공간입니다. 공간의 모습에서 원래의 용도였던 거주공간의 흔적을 여기저기에 간직하고 있습니다. 마루바닥이나 부엌처럼 사적인 공간인 ‘집’이었던 시절의 구조가 공개된 ‘전시 공간’이 되면서 추가된 시설 흰 벽과 섞여, 안/팎의 특성이 교차되어 혼재하는 모습으로 존재합니다.
이번 전시 <Reframe>은 ‘예술공간 영주맨션’이 영주아파트이자 예술공간인 이 곳에서 이중적 역할을 수행하고 미시적 반전을 통해 지난 시기의 예술장소에 대한 이미지를 ‘다시 구성’하고자 합니다. 사적인 영역으로 격하되기 쉬운 개인사/미시사들을 보존하여 재맥락화하려 합니다. 지난 시기의 화이트큐브와 그 이후의 현장성 있는 장소들이 각각 갖는 맥락들을 조금씩 가져오고 동시에 조금씩 비껴나가, 다른 방식으로 안-밖을 연결하는 전시가 가능한지를 실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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